1편. 오늘도 머리를 쓰는 하루, 참 좋습니다

두뇌놀이는 정답을 많이 맞혀야만 성립할까요? 오늘은 내 취향에 이유를 붙여보는 일을 제안합니다.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고, 왜 좋은지 생각하고, 다른 선택과 비교하는 과정에도 생각할 거리가 있습니다. 말이 길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이게 더 편해서”라는 말만으로도 내 선택은 충분히 설명됩니다.
전시 이름을 붙이고 싶다면 오늘의 선택에서 떠오른 말로 정해보세요. ‘밝은 구석’, ‘조용한 자리’처럼 개인에게 뜻이 통하면 됩니다. 이름을 정한 뒤에도 물건을 그대로 둘지 치울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실제 공간을 꾸미지 않더라도 머릿속으로 비교해본 것으로 마칠 수 있고, 가족에게 결과를 보여줄 의무도 없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는 내 기준이 있습니다
남에게는 비슷해 보이는 물건도 나에게는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밝아서 좋은 것, 손에 익어서 좋은 것, 보관하기 편해서 좋은 것이 있지요. 어떤 이유가 더 훌륭한지는 가리지 않습니다. 두뇌놀이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지식보다 자신의 기준을 말해볼 여유일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책장 한 칸을 작은 전시 자리로 쓰고 싶다고 해봅시다. 그곳에 둘 후보로 엽서, 비어 있는 작은 액자, 가벼운 장식품을 살펴봅니다. 실제로 옮기기 부담스럽다면 물건 이름만 적어도 됩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일은 이 활동에 필요하지 않습니다.
작은 전시의 주인은 나입니다
- 지금 보고 싶은 후보를 고릅니다. 모두 살펴볼 필요는 없습니다.
- 그 물건을 두었을 때 어떤 느낌일지 이야기합니다.
- 다른 후보가 더 마음에 들면 바꿉니다. 처음 선택을 지킬 의무는 없습니다.
- 전시를 실제로 만들지, 생각만 해볼지도 내가 정합니다.
“옛날 것을 놓아야 이야기가 나오지”라며 가족이 후보를 대신 고를 필요는 없습니다. 최근에 받은 엽서가 더 좋을 수도 있고, 아무것도 놓지 않은 빈 공간을 좋아할 수도 있습니다. 물건에 특별한 사연이 있어야 좋은 놀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설명하기 어려우면 비교부터 해보세요
이유가 바로 떠오르지 않을 때는 “이것과 저것 중 어느 쪽을 더 오래 보고 싶으세요?”처럼 선택 범위를 줄여볼 수 있습니다. 말 대신 손으로 가리켜도 됩니다. 상대가 설명을 해주었으면 좋겠다면 “제가 고른 이유를 대신 말해볼까요?”라고 먼저 물어보세요. 동의 없이 감정을 해석하거나 추억을 만들어 붙이지 않습니다.
스스로 종이에 적고 싶다면 다음 문장을 이어보세요. ‘내가 고른 것은 ___이다. 눈에 들어온 부분은 ___이다. 다른 후보는 ___이지만 오늘은 ___이 더 좋다.’ 빈칸을 모두 채우는 숙제가 아닙니다. 말로 하고 끝내거나, 고른 물건 이름만 남겨도 좋습니다.
함께하는 사람이 다른 의견을 내면 설득 대결로 바꾸지 마세요. “나는 색이 좋고, 당신은 모양이 좋군요”처럼 차이를 나란히 놓으면 됩니다. 생각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것 자체가 대화의 내용이 됩니다. 나중에 선택을 바꾸어도 앞선 이야기가 틀린 것은 아닙니다.
생각을 쓰는 시간과 건강 확인은 다릅니다
이 활동은 기억력 검사나 치료가 아닙니다. 무엇을 고르는지, 설명이 얼마나 길었는지로 인지 상태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놀이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치매 예방이나 기능 향상을 약속할 수도 없습니다. 재미가 없으면 다른 일을 하고, 피곤하면 쉬세요.
다만 기억 변화 때문에 평소 생활에 지장이 생기고 그런 변화가 지속된다면 놀이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치매안심센터나 병원에 상담하세요. 활동을 선택할 권리와 필요한 건강 도움을 받을 권리는 함께 지켜져야 합니다. 오늘 남길 것은 높은 점수가 아니라 내가 마음에 드는 것을 내 말로 골랐다는 경험입니다.